직무삭제 2

회사는 왜 해고라고 말하지 않을까? - 실질적 해고 유형과 대처법

많은 직장인이 회사를 떠나며 ‘해고’라는 말을 듣지 못한다. 나 역시 그랬다. 회사는 내게 “직무가 사라졌다”, “프로세스를 밟자”는 말만 반복했을 뿐, 해고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. 하지만 시스템에서 내 계정이 삭제되고, 출근 정지가 내려지고, 팀원과 인사할 기회조차 없이 사라진 나는 사실상 해고되었다. 이 글은 기업들이 해고라는 법적 단어를 피하면서도 사람을 조직에서 제거하는 대표적인 방식 3가지를 설명하고, 실제 사례와 함께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이다. 1. 왜 회사는 ‘해고’라고 말하지 않을까?‘해고’라는 표현은 기업에게 매우 무거운 법적 책임을 수반한다.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해고를 하기 위해선 단순히 “그만두라”는 말로 끝나지 않는다. 해고를 하려면 필요한 법적 ..

"당신의 직무는 더 이상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습니다” – 나에게 통보된 해고의 언어

나는 12년을 넘게 한 회사를 위해 밤낮없이 일해왔다. 새벽에 퇴근하는 일도 부지기수였고, 휴가기간에도 미팅에 참석하고 고객의 전화를 받고 팀원들과 소통했다. 하지만 2025년 2월 27일 저녁, 그때까지도 일하고 있던 나는 APAC 사장에게서 “당신의 직무는 이제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는다”는 황당한 말을 듣게 되었다. 업무 실적이나 팀 성과, 그리고 항상 최고점을 받아오던 나의 인사고과 점수와는 무관하게, 회사는 ‘경영상의 이유’라는 이름으로 내 역할을 없애기로 했다고 통보했다.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지만, 돌아온 건 한국인 HR을 통한 형식적인 설명과, 마지막엔 ‘대기발령 조치’라는 일방적 통보였다. 이 글은 내가 겪은 그 퇴장의 순간을 담은 기록이며, 리더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했지만 제거된..